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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Web3와 신원: 탈중앙화 신원증명(DID)으로 지키는 나

by useful-info-hub 2025. 9. 13.

Web3와 신원: 탈중앙화 신원증명(DID)으로 지키는 나

 

안녕하세요, 블록체인 기술에 깊은 관심을 가진 블로거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신원'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가입할 때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을 입력하죠. 이 모든 정보가 바로 우리의 '디지털 신분증'입니다. 그런데 이 디지털 신분증이 어디에 보관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놀랍게도, 우리의 신분증 조각들은 여러 회사의 서버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마치 여러 국가에 여권과 주민등록증 사본을 제각각 맡겨 놓은 것과 같습니다.

 

만약 이 중 한 곳이라도 해킹당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개인 정보가 한순간에 유출될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러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내가 나의 신분증을 완벽하게 소유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 '탈중앙화 신원증명(DID)'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1. 당신의 디지털 신분증, '기업'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인터넷 환경(웹2)에서 우리의 신원은 철저히 중앙화되어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나 기관이 우리의 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합니다.

  • 끊임없는 개인 정보 유출: 한 기업의 서버가 해킹당하면, 그곳에 저장된 수많은 사용자의 정보가 유출됩니다. 2017년 미국의 신용정보 회사 에퀴팩스(Equifax)는 해킹 사건으로 약 1억 4,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출된 정보에는 이름, 생년월일, 주소는 물론이고 사회보장번호(주민등록번호와 유사)까지 포함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신원 도용의 위험에 놓였습니다. 이 사건은 단 한 곳의 중앙화된 기관이 수많은 사람의 민감한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 통제 불가능한 개인 데이터: 우리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수많은 개인 정보 사용에 동의합니다. 기업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보내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고,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 단절된 신원: 온라인 서비스마다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각각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해야 하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쌓은 평판이나 기록은 다른 곳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2. DID, 내가 나의 신분증을 만드는 기술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fier)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합니다. DID는 중앙화된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 스스로가 자신의 디지털 신원을 만들고 소유하며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DID의 핵심 원리는 세 가지입니다.

  • 자기 주권(Self-Sovereignty): DID는 그 어떤 기업이나 정부에도 종속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신원은 블록체인 위에 존재하며, 오직 여러분의 개인 키(private key)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선택적 정보 공개(Selective Disclosure): 이게 DID의 가장 멋진 기능입니다. 누군가에게 '나는 성인입니다'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때, 주민등록번호나 생년월일 전체를 보여줄 필요 없이, '나는 만 18세 이상이다'라는 사실만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정보만 골라서 최소한으로 공개하는 것이죠.
  •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 DID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공된 정보가 위변조되지 않았음을 수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발급한 자격 증명이라면, 그 정보의 진위 여부를 누구나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DID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핵심 원리 3가지

DID의 작동 방식을 '디지털 여권'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블록체인 기반의 고유 식별자(DID)

DID는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나만의 고유한 주소입니다. 이는 마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여권 번호와 같습니다. 누구도 이 번호를 위조하거나 삭제할 수 없으며, 모든 서비스에서 이 DID 하나로 나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2) 지갑과 자격 증명(Verifiable Credential)

DID 시스템에서 개인의 지갑은 여권 보관함 역할을 합니다. 이 지갑에는 '자격 증명(Verifiable Credential)'이라는 디지털 문서들이 담겨 있습니다.

  • 예시: 정부가 발급한 '운전 면허증', 대학교가 발급한 '졸업 증명서', 병원이 발급한 '진료 기록' 등이 모두 자격 증명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문서들에는 발급 기관의 암호화된 서명이 포함되어 있어 위조가 불가능합니다.

(3) 선택적 정보 공개와 검증

이제 클럽에 입장할 때 나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 기존 방식: 주민등록증을 통째로 보여주며, 이름, 주소, 주민번호를 모두 노출해야 합니다.
  • DID 방식: 내 지갑에 있는 '운전 면허증' 자격 증명을 꺼내, 그중 '나는 18세 이상이다'라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공개합니다. 클럽의 직원은 이 정보가 위조되지 않았음을 블록체인을 통해 즉시 검증할 수 있습니다. 나의 이름이나 다른 개인 정보는 전혀 알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죠.

 

4. DID,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까요?

DID는 단순히 편리한 로그인 수단을 넘어,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자신의 주권을 되찾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비밀번호와 개인정보 입력 없는 로그인: 복잡한 비밀번호를 외울 필요 없이, 내 DID로 모든 서비스에 안전하게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증명서의 혁신: 대학교 졸업장, 경력 증명서, 자격증 등이 위변조 불가능한 DID 자격 증명으로 발행되어, 채용 과정이나 자격 심사에서 신뢰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의료 기록의 관리: 나의 의료 기록을 병원이 아닌 나 자신이 소유하고, 필요한 의료진에게만 선택적으로 열람을 허용할 수 있게 됩니다.
  • 디지털 세상의 평판 관리: 블로그 글, 커뮤니티 활동, 기여 내역 등 나의 모든 디지털 활동 기록이 DID에 연결되어, 나만의 평판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이 평판은 플랫폼에 관계없이 온전히 나의 소유가 됩니다.

5. 국내의 DID 기반 모바일 신분증

DID(Decentralized Identity)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은 개인의 신원 정보를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개인의 스마트폰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기술을 활용합니다.

국내에서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DID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구축 및 확대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도입된 주요 모바일 신분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바일 운전면허증: 2022년 7월 도입되었으며,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신분 확인이 필요한 공공기관, 금융기관, 편의점, 공항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 2023년 6월부터 발급이 시작되었으며, 국가유공자 등 국가보훈대상자의 신분증을 통합하여 모바일로 제공합니다.
  • 모바일 공무원증: 2021년 1월부터 운영되었으며 공무원을 대상으로 발급됩니다.
  • 모바일 재외국민 신원확인증: 2024년 7월 도입되었으며, 해외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 모바일 주민등록증: 2025년 3월 전국 모든 주민센터에서 발급이 가능해졌으며, 17세 이상 국민은 희망하는 경우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DID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디지털 세상의 인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디지털 신원을 기업이나 기관에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의 프라이버시와 통제권을 포기하는 일이었습니다.

DID는 이 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습니다. DID는 기술을 통해 개인의 데이터와 신원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아 줍니다. 이는 단순히 편리한 로그인 기술을 넘어, 디지털 세상에서 개인이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인권'의 문제입니다. DID는 더 안전하고, 더 공정하며,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인터넷의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Q&A]

Q1: DID를 사용하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나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DID는 개인정보를 여러 곳에 분산시켜 유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중앙화된 서버가 해킹되어 대규모 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선택적 정보 공개'를 통해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합니다. 하지만 지갑의 개인 키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안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Q2: 모든 서비스가 DID를 도입할까요?

A2: DID 기술이 보편화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기존의 중앙화된 로그인 시스템에 익숙한 기업과 사용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DID는 미래의 중요한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3: DID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도 사용될 수 있나요?

A3: 네, 그렇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DID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 정부도 'DID 기반 모바일 신분증'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 서비스 이용, 투표, 자격 증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신원증명 체계를 혁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